면역소재 개발의 역사
위 그림은 면역소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지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한 것입니다. 면역소재의 역사는 단순히 새로운 물질이 추가된 과정이 아니라, 면역을 ‘강하게 자극하는 방식’에서 ‘정밀하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이동해 온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특이적 면역자극의 시대
면역을 치료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19세기 말 윌리엄 브래들리 콜리의 콜리의 독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세균 감염 이후 종양이 퇴축되는 현상을 관찰한 경험적 접근으로, 면역 반응이 질병의 경과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사례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의 면역자극은 효과와 함께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을 동반했으며, 비특이적이고 통제되지 않은 자극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950년대: 베타글루칸과 선천면역의 발견
1950년대는 면역소재 개발에서 중요한 전환점에 해당합니다. 이 시기에는 효모 세포벽 유래 다당, 특히 베타글루칸(β-glucan)이 선천면역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이 기초 면역학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전까지의 경험적 면역자극과 달리, 어떤 분자가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당시에는 베타글루칸이라는 명칭보다 zymosan과 같은 효모 세포벽 추출물 형태로 연구되었으며, 보체 활성화와 대식세포 반응이 주요 관찰 대상이었습니다. 이는 면역소재 연구가 분자 수준으로 진입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천연 다당 면역소재의 표준화와 의약품화
이러한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1970–80년대 일본에서는 면역활성 다당류를 정제·표준화하여 의약품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크레스틴, 렌티난, 시조필란과 같은 다당류 면역소재가 항암 보조요법으로 승인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베타글루칸 계열 면역소재가 처음으로 제도권 의약품으로 관리되기 시작한 단계로 평가됩니다. 다만, 이들 물질은 전반적으로 활성이 낮거나, 활성이 높은 경우에는 염증 유발과 같은 부작용이 동반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와 유사한 작용기전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 버섯 유래 다당체, 후코이단, 아라비노자일란 등의 소재 역시 다수 개발되었으나, 활성과 안전성의 균형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분자면역학과 통제 가능한 면역조절
이후 면역학은 수용체와 신호전달 경로를 중심으로 한 분자면역학 단계로 발전하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성과가 2007년 승인된 MPLA입니다.
MPLA는 독성을 크게 낮춘 TLR4 리간드로, 백신 보강제로 사용되며 선천면역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면역소재가 더 이상 ‘강한 자극’의 대상이 아니라, 정밀하게 설계되고 통제될 수 있는 조절 인자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헤미셀란의 발견과 새로운 방향
이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헤미셀란은 새로운 방향의 면역소재로 개발되었습니다. 헤미셀란의 리드 물질은 2012년 STR Biotech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2015년까지 일차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 이후 생물전환 공정의 최적화를 통해 우수한 면역 활성을 지닌 BioBRB로 발전하였고, 이것이 현재의 Hemicellan으로 이어졌습니다.
헤미셀란은 기존 다당체 면역소재가 가진 낮은 활성 또는 염증 유발 위험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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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수준의 면역 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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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으로서의 안전성
을 동시에 지향하는 물질입니다. 이는 단순한 면역 자극이 아니라, 면역 반응의 균형과 회복을 전제로 한 새로운 개념의 면역소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헤미셀란은, 약 130여 년에 걸친 면역소재 개발 역사 속에서 일상적인 사용을 전제로 한 차세대 면역소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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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ira S, Takeda K. Toll-like receptor signalling. Nature Reviews Immu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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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wn GD, Gordon S. Immune recognition of fungal β-glucans. Cellular Micro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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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ed SG et al. New horizons in adjuvants for vaccine development. Trends in Immunology.